[오늘세계는] 양상추보다 먼저 시든 영국 총리의 44일 / YTN

2022-10-21 0

영국의 리즈 트러스 총리가 전격 사임했습니다.

감세안 발표로 세계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일으킨 게 발목을 잡았습니다.

영국 역사상 세 번째 여성 총리로 주목을 받았지만 임명 44일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나면서 최단명 총리란 오명을 남기게 됐습니다.

국제부 뉴스룸을 연결합니다. 이승훈 기자!

먼저 리즈 트러스 총리의 전격 사임 발표부터 정리해 주시죠.

[기자]
현지 시각으로 낮 1시 반이 조금 넘어 트러스 총리가 총리실 앞에서 기자를 만났습니다.

그 자리에서 트러스 총리는 '찰스3세 국왕에게 사임 의사를 밝혔다'고 했습니다.

트러스는 '선거 공약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라 물러난다'면서 '다음 주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총리직에 머물 거'라고 했습니다.


이번 사임으로 트러스 총리는 '역대 가장 짧게 재임한 총리'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죠?

[기자]
기억하실 겁니다.

트러스 총리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서거하기 이틀 전 총리 임명장을 받았죠.

그게 지난달 6일이니까 총리로 머문 날은 불과 44일입니다.

영국 정치사상, 직전 최단 총리 기록은 1827년 취임해 119일 만에 숨지면서 자리를 넘긴 조지 캐닝 전 총리입니다.

이를 두고 영국 언론은 보수당의 상징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멘토 삼아 '철의 여인'이 되려고 했던 그녀가 '좀비 총리'로 불리는 처지가 됐다고 했습니다.

한술 더 떠 한 언론은 밖에 양상추를 내놓고 트러스 총리와 누가 더 오래 버티는지를 두고 내기를 했는데 결국, 양상추가 이겼다며 비꼬기도 했고, '손을 대는 것마다 일을 망쳐' '인간 수류탄'이란 별명을 붙여줬더니, 이번엔 그 수류탄으로 자신을 터뜨렸다'는 그런 말까지 나왔습니다.


이런 비난을 받으며 트러스 총리가 조기 사임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?

[기자]
자신이 꾸린 내각이 채 자리 잡기도 전에 성급히 내놓은 '감세안'이 결국, 트러스 총리에겐 '독 사과'가 됐습니다.

지난달 23일이었죠.

총리는 사전 교감이나, 또 어떻게 돈을 만들어 낼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 없이 우리 돈 72조 원 규모의 감세안이 포함된 예산 정책을 내놨습니다.

그러자 영국의 돈인 파운드화가 역대 최저로 추락하고,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 전체가 충격에 빠졌고요,

영국의 중앙은행이 긴급 개입을 해야 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... (중략)

YTN 이승훈 (shoonyi@ytn.co.kr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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